이 글의 짧은 버전이 세계일보 '박상현의 일상 속 문화사'에 게재되었습니다.
한국에 본격적인 보드게임(board game)이 소개된 건 1980년대 초였다. 한국에는 이미 윷놀이라는 사실상의 보드게임이 존재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건너온 이 게임의 룰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판(보드)에 빙 둘러 말이 이동하는 것도, 그 말을 움직이기 위해서 윷에 해당하는 두 개의 주사위를 던지는 것도 궁극적으로 윷놀이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달력 뒷면에 윷판을 그리고 나뭇가지를 반으로 자르기만 해도 할 수 있는 윷놀이와 달리 ‘부루마불’(Blue Marble)이라는 이 게임은 고급스러운 외양을 하고 있었다. 흔히 ‘브루마블’로 알고 있지만, 이 제품을 판매한 기업에서는 부루마불이라는 말을 고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