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상원 의원이 된 버락 오바마는 당시 미국인들이 거의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가 당선된 일리노이주에서는 잘 알려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연방 상원의원이 되었겠지만, 미국의 한 주가 작은 나라 하나의 크기라는 걸 생각하면, 특정 주에서 유명한 정치인이라고 해도—특히 그 정치인이 이제 막 연방 정치를 시작한 경우—다른 주에서는 잘 모르는 외국 정치인처럼 느껴진다. 자기 주에서 정치인으로 아무리 성공했어도 전국(=연방) 무대에서는 완전히 신인으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들은 자기를 알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정치인이 유권자들에게 자기를 알리는 데에는 여러 차원이 존재한다. 가령 미국에서 '카멀라 해리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부통령이면 이미 충분히 언론에 노출된 사람이다. 하지만 이름을 들어봤다는 것이 그 정치인을 정말로 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의 성장 배경과 정치적 이념은 물론이고,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속속들이 이해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정치인을 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출마를 앞두고 회고록을 출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하자면, 시간이 없으니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배포하는 거다.)
다음글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