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트럼프와의 토론회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준 후 사퇴 압력을 받아오다가 3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 발표가 나온 직후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지(endorse)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이 해리스를 지지하는 대신, 한 달 동안의 미니 경선을 치러서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냈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바이든은 그렇게 하는 대신 자신이 후보를 지명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미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인 대통령이 대체 후보를 지명하면 자기가 확보한 대의원과 함께 자신의 이름으로 모은 선거 자금을 넘겨주는 절차가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 반면, 짧게라도 당내 경선을 통해서 유권자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생략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민주당 당규에 의거해 절차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미니 경선을 하는 과정에서 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이 해리스가 차기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과거에 밝힌 적이 있고, 당규에 따라 바이든이 그렇게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경선에 붙인다면, 그래서 백인, 그것도 남성 후보가 선출될 경우, 민주당이 흑인과 여성을 패스한다는 반발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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