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솔닛은 새로 나온 책(The Beginning Comes After the End, 시작은 끝 이후에 온다)에서 사람들의 '문화적 기억상실'(cultural amnesia)을 비판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는 시간을 1년, 5년, 50년, 혹은 몇 세기 같은 단위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그렇게 긴 시간의 흐름을 놓고 보면, 세계가 얼마나 깊이 변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긴 시간 단위로 보면 긍정적인 변화들이 분명히 드러난다. 페미니즘의 성장과 민권 운동과 환경 운동이 이뤄낸 성과도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나 짧은 시간 단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좌절하거나, 최근에 일어난 부정적인 사건 하나에만 집중해 우리가 계속 후퇴하고 있다고 쉽게 단정해버린다.

솔닛이 보기에 중요한 것은 '맥락'이다. "저는 비관주의나 절망, 종말론적 사고(doomerism)의 상당 부분이 미래를 몰라서 생기는 게 아니라, 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망각은 절망, 기억은 희망과 함께 다닌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