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민족주의(Christian Nationalism)란 무엇일까? 'Nationalism'이 흔히 '민족주의'로 번역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민족주의와는 조금 다르다. 이 이데올로기의 핵심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Christian nation)라는 믿음이다. 한동안 리버럴한 세속주의 세력의 주도로 세속적인 길을 걸어왔지만, 이제 다시 기독교 국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건국 당시 종교와 국가를 분리하는 원칙을 강하게 내세웠기 때문에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시작되었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이 말하는 '기독교 국가'의 모습이다. 사회학자 앤드루 화이트헤드(Andrew Whitehead)는 기독교 민족주의의 핵심 요소를 다섯 개로 정리해서 설명한다.
첫째, 전통적인 사회적 위계질서로의 회귀. 남성이 가정과 사회를 이끌고, 여성은 그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으며, 생물학적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대가족이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다. 둘째, 강력한 인종적·민족적 구분. 미국은 백인들이 세운 나라이며, 이들이 정치적·경제적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인종적 다양성이나 이민자, 난민의 유입을 국가를 약화시키는 위협으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