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회에 걸쳐 번역하려는 이 글은 최근 애틀랜틱에 등장한 "자유주의의 한계(The Outer Limits of Liberalism)"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제목이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다가 금방 빠져들어 다 읽고 나서야 누가 쓴 글인지 궁금해졌다. 다시 글 맨 앞으로 가서 확인하니 데이빗 브룩스(David Brooks)의 글이었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브룩스는 진보적인 사람들에게서도 존중받는 몇 안 되는 보수 사상가다. 경제와 정치는 물론이고 심지어 뇌과학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브룩스는 자신의 보수적인 가치관을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보수적인 시각에 동의하지는 않아도 보수주의자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다면 이 사람만큼 훌륭한 안내자도 드물다.
이 글에서는 그런 브룩스가 요즘 서구의 선진국에서 합법화하고 있는 안락사 문제를 이야기한다. 안락사, 혹은 '의사조력자살 (medically assisted suicide)'은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딜레마다. 전통적, 종교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자살을 합법화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개인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고 국가/정부의 개입을 거부하는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브룩스는 안락사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이를–현재 캐나다에서 벌어지는 것처럼–완전한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에는 반대한다. 흥미로운 건 그의 논리와 설득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