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한미 간 금리 역전과 미국 증시 붐에 투자자들이 몰려가고 그로 인해 환율이 오르니까 불안해진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빼가고 있다. 기대 심리로 기업 자금도 해외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의 붐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AI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올 한 해 미국 증시 상승분의 약 80%가 AI 관련 기업에서 나왔다. (이는 AI 기업이 시장 전체의 80%를 차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수익률 기여도를 기준으로 AI 관련 소수 대형 기술주가 대부분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미국의 증시가 AI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버블이 터질 경우, 미국 증시가 2000년 경 닷컴버블 때처럼 무너질 수 있고, 한국 증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김석동의 우려였다.
이런 우려는 미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2025년 경제 뉴스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 "지금 AI 투자 열기는 버블인가, 아닌가?"였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버블이 맞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고,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생산 활동에 AI를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드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업무에서 AI를 사용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1%포인트 하락해서 현재 11%에 불과하다. AI로 생산성 향상을 얻으려면, 일반 기업들이 이 기술을 과연 생산활동에 사용하고 있느냐가 AI 버블에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