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만큼 전 세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끄는 전쟁이 또 있었을까? 사람들은 선과 악이 분명한 전쟁에 관심이 많고,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힘든 분쟁을 들여다보는 것을 귀찮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먼저 공격받지 않았음에도 침공을 한 주체가 분명한 전쟁이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더 많은 수의 세계인들이 여기에 동의한다.

게다가 이 전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인기 있는 구도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약한 쪽을 응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연구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문가들조차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가 며칠 만에 승리할 거라고 예측했을 만큼 우열이 분명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저항으로 강자를 밀어붙이는 모습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보게 된 거다. 물론 러시아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러시아를 더 강한 서구 국가들에 맞서 싸우는 다윗으로 인식한다. 두 나라가 모두 스스로를 약자, 피해자로 생각하는 건 아이러니이지만, 정당성을 부여받고 싶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제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약체라고 하기는 힘들다. 미국과 서유럽의 나라들이 제공하고 있는 첨단 무기들은 개전 초기부터 오래되고 정비가 불량한 러시아의 장비와 무기 앞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서구 국가들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처럼 방어에 유리한 휴대용 중화기를 제공했고, 전쟁이 장기화하고 러시아가 빼앗은 지역을 지키는 구도로 바뀌자 M777 곡사포,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하이마스)와 같은 대형 무기를 공급하면서 공격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