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짧은 버전이 세계일보 '박상현의 일상 속 문화사'에 게재되었습니다.


지난달 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체조 월드컵 시상식 도중에 한 선수의 행동이 논란을 일으켰다. 기계체조 월드컵 남자 평행봉 시상식에서 러시아 국가대표인 이반 쿨랴크가 유니폼 가슴에 흰색 테이프로 ‘Z’ 표시를 만들어 붙이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 표시는 2월 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탱크와 군용트럭 등 많은 군용장비에 부착돼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상징처럼 떠오른 것이다. 체조선수가 붙이고 나온 것은 ‘전쟁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