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법률 수석 고문을 지낸 골드만삭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 캐서린 루믈러 이야기를 했다. 루믈러는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수십 차례 제프리 엡스틴을 만나거나 접촉했다. 엡스틴이 미성년자와 관련한 성범죄로 실형을 살고 나온 다음에 그렇게 만났다는 거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하려면, '백악관 법률 수석 고문'(White House Chief Counsel)이라는 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백악관 법률 고문은 대통령의 수석 변호사다. 이들의 업무는 대통령이 업무와 관련해서 법에 저촉될 일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대통령의 주치의가 대통령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 신호가 있는지 관찰하는 것처럼, 백악관 법률 고문은 대통령의 신변과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일은 없는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아무나 맡는 직책이 아니라, 이런 일에 누구보다 민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했던 사람이 성범죄자를 "제프리 삼촌"(Uncle Jeffrey)이라 부르며 선물을 주고받고, 진로를 상담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캐서린 루믈러와 로렌스 서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