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교토식 화법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속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칭찬이나 권유를 할 때 눈치껏 잘 해석하지 않으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웃이 "피아노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면 그건 칭찬이 아니라, '피아노 소리가 우리 집까지 다 들리니까 적당히 좀 쳐라'라는 말이고, 지인의 집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던 중에 집주인이 "저녁 먹고 갈래?"라고 물어보는 건 '이제 슬슬 집에 갈 시간이야'라고 눈치를 주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왜 유독 교토 사람들이 그렇게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과 가설이 있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의미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그런 화법이 발전한 건 분명하다. 일본인들에 비하면 훨씬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가령, 19세기 영국에서 사용하던 표현 중에 'Good day, Sir'가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정도가 될 거고, 대부분 그런 의미로 사용했다.
이 글은 유료 회원에게만 공개됩니다.
테크와 사회, 문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찾아냅니다.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