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트럼프 폭풍 ②'에서 설명한 것처럼 트럼프의 허락을 받아 정부 효율부라는 임시 기관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미국의 해외 원조를 담당해 온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했다. 머스크가 "범죄 조직"이라고 부른 USAID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이었을까?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라는 공식 명칭에는 없지만 그 이름의 약자(USAID)는 영리하게 '해외 원조'라는 역할을 암시한다. 미국(US)이 세계에 원조(aid)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가 설립한 이 기관은 한국에도 낯설지 않다. 한국이 6.25 전쟁이 끝난 후 폐허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기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서울과 부산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에이아이디"라는 이름이 낯익을 거다. 부산의 해운대, 서울의 반포동에는 1970년대 USAID에서 빌려준 돈으로 세워진 아파트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 건물을 "에이아이디 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했고, 그냥 "차관 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