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J.D. 밴스(Vance)는 트럼프가 인기를 끌며 주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던 2016년에 그를 두고 "미국의 히틀러가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혹평했던 인물이다. 사람들은 네버-트럼퍼(Never-Trumper,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였던 밴스가 몇 년 만에 열성적인 트럼퍼 지지자로 변신해서 그의 부통령 후보까지 되는 모습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공화당 정치인 중에 트럼프를 공격하다가 굴복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밴스만큼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지지, 옹호하고, 그와 똑같은, 아니 그보다 더 지독한 주장을 펴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J.D. 밴스는 왜 그렇게 극적인 전향을 했을까?
먼저 약간의 배경을 설명해 보자. 밴스의 책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는 미국 대선이 열리던 2016년에 나와서 왜 일부 미국인들이 트럼프에게 열광하는지를 설명해 줬고, 2020년에는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제작해 또 한 번 인기를 끌었다. 제목에 등장하는 힐빌리는 흔히 '외딴 산골에 사는 가난한 백인'을 의미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산골'은 엄밀하게는 미국 동부/중서부에서 남부로 이어지는 애팔래치아산맥과 그 주변 지역이다. 그런데 아래의 두 지도를 보면 알다시피 사람들이 흔히 "애팔래치아"라고 말하는 지역(왼쪽)과 미국의 쇠퇴한 공업지대("러스트 벨트Rust Best")와 빠르게 폐쇄되고 있는 탄광 지대는 많이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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