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중국이 영국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30여 개 국가에서 당사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비밀리에 경찰 조직을 운영해 온 것이 드러나 문제가 되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 송파구에 있던 한 중국 음식점이 중국 정부의 비밀 경찰서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문제의 음식점 대표는 이후 명동에 새로운 식당을 열기도 했다.) 이 사건은 2022년부터 크게 주목을 받았고, 2024년에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후속 보도는 찾기 어렵다.
한 국제 인권 단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53개국에 102개 이상의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해외에 비밀경찰을 통해 뭘 하려는 걸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첩보 활동이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 모든 나라가 해외에서 첩보 활동을 한다. 다른 나라에서 정보를 수집해서 국정에 활용하기도 하고, 거꾸로 그 나라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도 사용한다.
하지만 첩보 활동을 하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교관 신분으로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거다. 법적으로 회색지대에 속하는 이 방법은 상대국이 알면서 용인해 주는 편이다. 그러다가 선을 넘어 발각되면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지정되어 추방된다. 그 외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스파이(간첩)도 있지만, 그야말로 극비에 해당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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