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찰리 커크가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했다는 "토론"이 어떤 식이었는지를 이야기하자, 많은 사람이 그의 화법이 한국의 이준석 의원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화법뿐 아니라, 커크가 하는 말이 젊은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보수적인—그리고 많은 경우 여성 혐오적인—발언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준석과 찰리 커크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한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고, 다른 사람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 차이는 그 두 사람의 개인적 차이라기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다. 이준석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발탁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그때까지 정치적으로 아무런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가 하버드 대학교라는 좋은 간판이 없었다면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유교적인 가치관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 사회를 잘 아는 그는 이후로도 자신의 학력을 줄곧 강조했다.

찰리 커크는 반대로 유명 대학교에서 토론할 때마다 자기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가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학생은 물론 교수들과도 토론 배틀을 벌이고, 공화당의 주요 행사에 등장해서 인기 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능력만 출중하면 학력과 상관없이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미국 문화 때문일 거다. 특히 미국의 정치계와 종교계에서는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런 카리스마는 소수의 사람이 타고난다고 믿기 때문에 학력보다 더 귀한 재능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