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는 지난 1년 넘게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특히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해왔다. 이 조사가 이제까지의 업계 관행을 살펴보는 것이라면, 앞으로 독점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는 법이 가진 구멍을 막을 필요가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회가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다르게 해석할 수 없는 분명한 룰을 만들어 내면 된다.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새로운 반독점법의 법안 몇 가지가 이번 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각자 준비한 이 법안들은 실리콘밸리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는 것이라고는 해도 전통적으로 기업의 편에 서 있던 공화당이 빅테크 제재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 지금보다 강화된 반독점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물론 이 법안들이 그대로 법이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의원들이 생각하는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공개된 주요 법안들과 그 핵심 내용을 소개해본다.

📜  플랫폼 독점 중단법 Ending Platform Monopolies Act 월 사용자(MAU) 50만 명 이상, 시가총액 6천억 달러 이상인 기업이 이해가 충돌하는(conflict of interest) 비즈니스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하는 법안. 애플이 자사의 뮤직 서비스로 스포티파이와 경쟁하는 거처럼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자사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는 서비스를 소유, 운영하는 데서 오는 이해의 충돌을 아예 막으려는 것이다.

📜  플랫폼 경쟁과 기회법 Platform Competition & Opportunity Act 현행 반독점법에 따르면 대형 인수합병이 경쟁을 해친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입증해야 하고, 기업은 정부의 논리를 방어하면 된다. 하지만 이 법안에 따르면 지배적인(dominant) 플랫폼이 인수합병을 할 때 그 인수합병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의무가 기업에 놓이게 된다. 즉, 정부는 기업이 제시하는 논리과 증거에 구멍이 있다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는 점에서 훨씬 강력한 무기가 된다. 애써서 입증하지 않는 한 경쟁을 해친다는 것으로 보는, 말하자면 디폴트값의 전환이다.

📜  플랫폼 반독점법 Platform Anti-Monopoly Act 지배적인 플랫폼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같은 플랫폼에 있는 경쟁자보다 유리한 대우를 하는 것을 금하는 법이다. 그 뿐 아니라 자사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쟁자를 플랫폼에서 내쫓거나, 플랫폼을 통해 얻은 정보를 사용해서 타사와 경쟁하는 자신의 제품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도 금한다. 이는 아마존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마존이 이 법안의 주요 타겟이 된다.

📜  서비스 교체 허용을 통한 호환성과 경쟁증진법 ACCESS Act 이 법안의 풀네임은 Augmenting Compatibility and Competition by Enabling Service Switching Act라는 좀 길고 어색한 표현이지만 줄이면 ACCESS가 된다. 즉 액세스법(ACCESS Act)이다. 펜실베이니아주 매리 게이 스캔런 하원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주요 플랫폼들이 데이터 이동성(data portability)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갖추도록 강제함으로써 소비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자신의 데이터를 잃지 않고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  합병신청료 현대화법 Merger Filing Fee Modernization Act 기업들이 연방통상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에 합병 의사를 알릴 때 내야 하는 신청료를 인상함으로써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절차를 국민의 세금이 아닌 기업의 돈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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