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내가 처음 들은 건 2004년쯤으로 기억한다. 그 문제를 심층 취재한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그런 생각이 주로 생활이 넉넉한 중산층 이상의,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여성들 사이에서 퍼진다는 대목이었다. 그때 이미 집단 면역이 무너져서 사라진 줄 알았던 전염병이 아이들 사이에 퍼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 북부를 비롯한 잘 사는 동네들이었다.

한국의 안아키 운동이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을 퍼뜨리는 목수정 같은 사람들의 주장을 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지만, 이들은 의학 논문이나 관련한 자료를 어느 정도 읽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의학을 공부한 전문지식인은 아니다. 면허를 가진 의사가 백신 반대를 외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경우 전문가인 의사의 말을 듣는다. 전문 지식을 대충 아는 것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The Message of Measles
As public-health officials confront the largest outbreak in the U.S. in decades, they’ve been fighting as much against dangerous ideas as they have against the disease.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나기 직전, 미국에는 사라진 줄 알았던 홍역이 크게 퍼지고 있었다. 아이에게 백신 접종을 거부한 부모가 늘어나면서 집단 면역이 무너진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문제를 보도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