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트럼프 2기 내각 인선과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을 때 RFK 주니어가 정말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친 트럼프로 분류되는 보수 매체인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는 작년 대선 직후 "RFK 주니어에게 보건을 맡기는 것은 의학의 첫 번째 규칙을 어기는 것"이라는 사설을 냈다. 종종 황색 저널리즘도 마다하지 않는 뉴욕 포스트의 눈에도 RFK 주니어는 정상적인 장관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RFK 주니어가 지난 수십 년 동안 해온 주장 중에는 온갖 비과학적인 음모론으로 가득하다. 어린아이들이 맞는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그의 주장이 가장 악명 높지만, 9/11 테러의 배후가 내부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고, 우유를 저온살균(pasteurization)하는 것이 좋지 않다며 생우유를 마시고, HIV가 에이즈(AIDS)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발언도 했고, 심지어 5G 네트워크가 건강에 위험할 수 있으며 정부가 국민을 감시, 통제하는 데 사용된다는 주장까지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RFK 주니어는 "시중에 돌아다니는" 음모론은 모두 믿는 사람처럼 보인다. 의학계는 물론이고 뉴욕 포스트 같은 언론까지 나서서 그의 임명을 막으려 했던 이유다. 하지만 트럼프는 공화당 의원들을 통해 RFK 주니어의 장관직 임명을 관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