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트럼프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브리핑에서 발표한 내용은 "타이레놀은 임신한 여성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태어날 아이에게 자폐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그 이유다. 근래 들어 나온 관련 연구들을 잘 아는 의사와 과학자들에게는 터무니없는 주장이었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임산부를 긴장시키는 경고였다.
트럼프는 복용해서 좋지 않다면 굳이 복용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사람들이 타이레놀을 복용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무려 9개월 동안 심각한 두통이 올 수도, 몸에 열이 오를 수도 있다. 그런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참고 버티라"(Tough it out)는 게 트럼프의 충고다.
미국에서 "참고 버티라"는 충고는 낯설지 않다. 미국 의사들(절반 이상이 백인)은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 환자들에게 진통제를 적게 처방한다는 유명한 연구가 있었다. 참고 버티라는 말은 상대방이 겪는 고통을 모르거나, 환자와 동일시하지 못하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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