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의 성범죄가 알려지면서 미국 연예계의 미투 운동으로 이어졌을 때 그 모든 일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와인스틴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많은 젊은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 여성들 역시 와인스틴의 힘을 빌려 영화에 출연하는 등의 이득을 챙겼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일은 "거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와인스틴 범죄의 피해자 중 일부가 대가로 흥행 영화에 출연해서 성공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정말로 개인 간의 거래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그걸 거부할 힘이 여성들에게 있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이익을 옹호해 주고, 빅테크의 사랑을 받은 변호사 조슈아 라이트가 했던 행동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가 기업들에서 연구비 명목으로 돈을 챙기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그들을 위해 일을 해주기만 했다면 그는 지금도 여전히 잘 나가는 교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가 얻게 된 영향력을 제자를 비롯한 젊은 여성들에게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게 그의 몰락을 가져왔다.

멀린스 기자는 미국의 기업과 정부 사이의 관계를 파헤친 'The Wolves of K Street'의 저자다. (이미지 출처: Simon & Schu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