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세계는 다가올 컴퓨터 시대에 들떠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의 바람이 불기까지는 아직 10년 이상 더 남았을 시점이지만, 훗날 애플의 공동 창업자가 될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젊은 엔지니어들은 자기 손으로 직접 컴퓨터를 만들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컴퓨터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거라고 믿었고, 돌이켜 보면 그런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미국은 학교와 기업, 정부 기관이 가진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넘어 개인용 컴퓨터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당시 9억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에는 고작 3,000대의 컴퓨터밖에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한자였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가 가진 메모리는 몇 바이트(byte)밖에 되지 않았다. 이메일 메시지 하나도 저장할 수 없는 작은 용량이었기 때문에 당시 상업용 컴퓨터로는 70,000자가 넘는 한자를 저장하는 게 불가능했다. 컴퓨터로는 한자를 표기할 방법이 없으니 컴퓨터의 보급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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