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낸시 펠로시는 바이든이 2020년에 당선된 후 약속한 것처럼 "징검다리 대통령"이 되어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넘겼다면 트럼프가 다시 당선되는 것은 피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이든은 왜 마음을 바꿨을까?

2023년으로 돌아가 보자. 일찌감치 2024년 대선에 나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의 인기는 점점 커지고 있었고, 카멀라 해리스는 존재감이 없는 부통령이었고, 수많은 여론조사가 민주당 정치인 중에서 트럼프를 상대할 만한 사람은 바이든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느 당이든 대통령이 직접 재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하기 전에 다른 정치인이 재선을 막겠다고 하는 일은 없다. 적어도 당선 가능한 수준의 경력과 인기를 가진 정치인이라면 그렇다. 적 앞에서 리더의 자격을 의심하는 정치인은 당내에서 지지를 받기 힘들다.

만약 바이든이 1968년의 린든 존슨이 그랬던 것처럼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사정이 달랐을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 내의 주지사, 상원의원 중에서 출사표를 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고, 그들이 요란스럽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낯선 이름들에 익숙해졌을 것이고, 경선에 승리한 후보는 인기 없는 바이든과 그의 정책의 굴레에서 벗어나 "변화를 불러올 후보"라는 타이틀을 트럼프에게서 빼앗아 올 수 있었다.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이미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