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필드에 아이티 이민자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기존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문제를 전적으로 '이민자 문제'라고 하기는 힘들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프링필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했고, 그런 노력이 성공한 결과로 새로운 노동력이 유입되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리고 미국에서 그런 일은 항상 일어난다. 가령 현대차가 앨라배마주에, 기아차가 조지아주에 공장을 세워서 일자리가 늘어나면 노동자들이 모여들고, 그들을 상대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업종이 생겨나고, 지역이 성장한다.

그러니까 스프링필드에서 겪는 문제의 많은 부분은 그저 붐 타운(boom town, 산업과 인구가 급작스럽게 성장한 도시)이 겪는 자연스러운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자기가 겪는 불편함을 그렇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들 때가 많다. 게다가 갑자기 밀려든 인구가 국적이 다른 외지인, 그것도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흑인 집단이었다.

오래전에 뉴욕타임즈의 '모던 러브' 칼럼에서 중국에서 온 남자와 결혼한 미국 여성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남자는 영어도 서툴렀을 뿐 아니라, 미국의 교통 체계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 글에서 아내는 일단정지(Stop) 표지판 앞에서 멈추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걸핏하면 중앙선을 침범해서 달리는 남편에게 미국의 교통 규칙을 이해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이야기한다. 다행히 그 커플이 살던 곳은 외지인이 드문 뉴욕주 북부의 한 마을이었지만, 만약 그 남편처럼 미국의 법과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거 들어온다면 지역 주민들은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그들이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