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미국의 연구자들은 우한에서 진행된 연구에 대해 극히 일부분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보 당국에 따르면 우한 연구소의 바이러스 연구 중에는 극비 사항도 존재하고, 중국군과 함께, 혹은 군 당국의 의뢰를 받아 진행되는 것도 있다. 지난 월요일 청문회에서 파우치 박사는 우한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연구 중에 모르는 내용이 많음을 거듭 인정했다. "우한을 비롯한 중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것을 모두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회 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증언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저는 (코로나19의) 기원에 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럼 중국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연구를 전부 알고 있을까? 이건 우스운 주장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려면 그걸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해야지, 단순히 추측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예의 그 증거를 열심히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 "3. 우한 연구소는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낮은 수준의 생물안전도에서 이렇게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의 연구를 진행했다." 진단연구를 하는 모든 실험실에 이 말을 한 번 해보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에서는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를 BSL-2 단계의 안전도에서 시험관(in vitro)에서 연구했고, 동물 생체 실험(in vivo)은 BSL-3 단계의 조건에서 진행했다. 논문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는 말은 실제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다.
  •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취급하는 실험실은 일반적으로 각 병원체의 특성에 따라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네 가지 생물안전도(Biosafety Level, BSL-1, 2, 3, 4)를 적용해서 작업한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SARS와 같은 바이러스들을 부적절할 만큼 낮은 수준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부적절할 만큼"이라는 것은 챈 박사의 의견이고, 나머지는 거짓이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코로나바이러스을 연구할 때 BSL-2 단계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 그렇다면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시험관이나 생체 실험으로 연구할 때는 BSL-3 단계에서 연구해야 할까?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완전히 다른 논의다.
  • "한 실험에서 시젱리 박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의도치 않게 강력한 SARS 계열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냈다. 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는 별 관련이 없었지만, 인간의 특성을 가진 실험용 쥐의 폐와 뇌에서 1만 배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한 연구소의 학자들은 이런 바이러스를 BSL-2와 같은 낮은 안전도에서 취급했다." 이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주장이다. 실험이 이를 직접 보여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부모 바이러스와 비교하면, 이는 기능 상실(loss-of-function) 실험이지 기능 획득(gain-of-function) 실험이 아니었다. 최종 시점에서 차이는 10,000배가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는 항체의 역가(力價, titers)가가 아닌 qPCR를 이야기하는 거다. (이게 핵심이다.)
  • 더 나아가, 그렇게 만들어 낸 바이러스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전혀 무관한 것들이었다. 따라서 그걸 어떻게 해석해도 의미 없는 논의다.
  •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BSL-3로도 유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팬데믹이 2년 차에 접어들 무렵, BSL-3급 시설을 갖춘 대만의 연구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취급하던 과학자가 감염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대만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었는데 일어난 일이다. 게다가 그 과학자는 백신까지 접종한 상태였기 때문에 후각을 상실한 후에야 감염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100명 이상과 가까운 접촉을 했다. 최고 수준의 생물안전도에서도 인간의 실수는 바이러스 노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생물안전도에서 감염성 병원체를 취급하는 과학자들에게는 그 위험도가 훨씬 더 크다." 바이러스는 실험실을 "탈출"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런 사고를 일으킨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들은 실험실에서 높은 역가로 증식된 것들이다. 이건 새로운 바이러스와는 아주 다른 얘기다.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인간 감염을 위해 선택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 이와 관련해 배릭 박사는 인터뷰에서 아주 좋은 비유를 사용해 설명했다. 그는 백만분의 일이라는 가능성이 불가능(impossible)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개연성(probability)과 가능성(possibility)의 문제.
  • "디퓨즈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계획서 초안을 보면 우한 연구소는 바이러스 연구를 BSL-2 수준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난"(즉, 적은 연구비로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는—옮긴이) 연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랄프 배릭 박사는 "미국의 연구원들이 이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인간의 세포에 침투할 수 있는 SARS 같은 바이러스를 취급할 때는 BSL-3 수준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메모를 남겼다. 훗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수백만 명을 죽인 후, 배릭 박사는 에코헬스의 피터 다스작 박사에게 보낸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국가가 정한 기준을 따랐고, BSL-2 환경에서 연구한 게 분명합니다. 물론 중국은 자체적으로 정책을 정할 권리가 있죠. 당신이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믿고 싶다면 그렇게 믿으셔도 좋아요. 하지만 저도 그렇게 믿을 거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제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BS, 개소리)를 해서 제 지능을 모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챈 박사는 지원을 받지 못한 연구계획서, 그것도 초안에 들어간 코멘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뭐라 할 말이 없다.
  •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흔한 호흡기성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감염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공기 중으로 쉽게 이동해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이 바이러스가 2019년에 BSL-2 수준의 실험실에서 유출되었다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을 것이다." 만약 2019년에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너무 늦었을 거다. 그건 바이러스가 너구리에게서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 물론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나왔다면—초기 발생 사례를 포함해서—그걸 보여주는 증거가 있어야겠지만, 그런 증거는 없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초기 발생 사례들(그리고 환자 입원 사례, 사망 사례, 초기 바이러스 노출)이 특정 시장, 다른 많은 지역과 연계되어 야생동물을 파는 시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이 글이 실린 앤더스의 소셜미디어 포스트)
  •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하고 전현직 미국 관료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젱리 박사팀의 연구원 세 명이 2019년 9월에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병을 앓았다. 그중 한 명은 디퓨즈 프로젝트 연구계획서에 이름이 올라온 사람으로, 바이러스 발견 작업의 책임자였다. 이들은 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이게 사실이 아님은 수도 없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여러 정보 당국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관련 링크 1, 관련 링크 2)
  • "4.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의 수산물 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만한 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가뿐하게 많은 과학적 증거들, 그것도 최고의 과학 저널에 피어리뷰(동료평가)를 거쳐 발표된 증거들을 무시해 버린다. 뉴욕타임즈가 이러면 안 된다.
  • "2019년 12월, 중국의 조사팀은 바이러스가 하루 수천 명이 드나드는 중심가의 시장에서 등장했을 것으로 넘겨짚었다. 실태 조사를 하면서 이런 선입견(bias)을 갖고 있었다는 건, 그 시장과 무관하거나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환자들을 놓쳤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 당국이 시장과 무관한 초기 발생 사례들의 보고를 막았다는 것이다. 당국은 생물안전 조치를 이유로 2020년 1월 3일, 환자에게서 채취한 시료들의 폐기를 지시했고, 그 바람에 코로나19 초기 사례를 살피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2019년 11월부터 12월까지 일어난 수십 개의 발병 사례들에 관한 정보는 지금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조사는 2019년 12월에 일어난 사례에 초점을 두고 있었지, 2020년 1월의 사례들이 아니었다. 심각한 편향이 있었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없으며, 그런 잠재적 편향을 통제(하고 편향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분석이 사용되었다. 이와 관련한 자료를 읽어 보시기 바란다. (관련 링크)
  • "게다가 현재 존재하는 유전자 데이터와 초기 데이터를 살펴보면 알려진 코로나19의 사례들은 모두 최초 한 번의 감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한의 시장에서의 발병은 아마도 바이러스가 인간들 사이에 확산되기 시작한 후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이 제대로, 조심스럽게 살핀 분자수준의 증거들을 보면 여러 차례의 감염으로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사례가 화난 시장과 연관되어 있다. (관련 링크)
  • 뉴욕타임즈에 계통수(phylogenetic trees)가 등장하다니!! 이렇게 반가울 데가!!!! 하지만 아쉽게도 아래의 계통수에는 오류가 있다. (잘못된 염기서열도 여럿 보이고, 뿌리도 빈약하고....) 게다가 저자는 계통A(Lineage A)와 계통B가 시장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표기하는 걸 깜빡 잊은 듯 하다.
  • (위의 계통수보다는) 아래의 그래픽이 더 이해하기 쉽다. 해플로타입 지도(haplotype map)는 계통A와 B가 초기에 어떻게 갈라졌는지를 보여준다. 두 경우 모두 시장과 관련이 있다. 시간, 시점, 변이, 중간체의 부재 등을 보면 파급은 다중적으로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 "무엇보다 그 시장이나, 그 시장의 공급망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팬데믹이 우한의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는 한, 우한에서 등장한 바이러스는 이렇듯 독특한 사스 계열의 바이러스를 취급하는 실험실에서 나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맞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은 시장에서 일어난 감염의 앞단계(upstream)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 동물을 찾으려면 조사를 제대로 해야 했는데, 관련된 동물에 초점을 맞춘 조사가 없었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시장에서 팔리던 동물들 사이의 관계는 분명하게 찾을 수 있다.
  • 아래와 같은 표를 다른 에피데믹이나 팬데믹을 가지고 해 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코로나19가 전혀 특이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아래 표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1번과 3번은 오해를 일으키고, 2번과 5번은 틀렸고, 3번은 유의미한 수준에서 조사하거나 보고되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 The New York Times)
  • "문제의 시장에서 동물 거래와 사람들에 관해 면밀한 조사가 이뤄졌음에도, 조사자들은 사람에게서 감염되지 않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들의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MERS)의 전염 때는— 20년 전이라 바이러스 포렌식 기술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단 며칠 만에 그런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첫 문장과 관련해서, 기독교 성서 마태복음 7장 7절에서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Seek, and ye shall find)"라고 하지만, 찾아도 발견하지 못할 때도 있다. 두 번째 문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 "우한 연구소는 새로운 사스 계열의 바이러스를 발견, 추적하는 능력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동물 매매 과정에서 발생했다면 나왔어야 할 주요 증거들을 수집하지 못했거나, 보고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조사원들은 직접적인 숙주가 되는 동물이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 노출된 초기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 야생동물을 매매하던 사람들의 항원을 살펴봐도 사스 계열의 바이러스에—과거의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자주 노출되었다는 증거를 볼 수 없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겠다.
  • "최신 연구 기술을 사용하면 과학자들은 사스나 메르스, 독감과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물들 사이에 퍼지면서 다른 종으로 옮겨가려고 반복적으로 시도를 반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해서, 다른 종으로 옮아간 후에는 작은 수의 감염을 일으키는 데 그치고 바이러스가 죽는다. 바이러스 전문가와 다른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이와 반대로, 별다른 변이 없이 빠르게 사람과 동물들에게 퍼져나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한 번 옮겨지는 것만으로 팬데믹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이다. 그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킨 이유이고,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다른 바이러스들은 팬데믹으로 발전하지 않은 이유다.  "별다른 변이 없이 빠르게 퍼졌다"고 하지만, 이는 초기 발병, 에피데믹, 팬데믹 단계에서는 에볼라, 지카, 독감과 같은 대부분의 다른 인수공통전염병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상당한 진화를 보였다. 우리가 "변종들(variants)"을 발견하는 이유가 그거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특이한(unusual) 일이 아니다.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일반(generalist)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팬데믹을 겪지 않았을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