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교역하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가 멀쩡한 것만 이상한 게 아니다. 지금 세계는 트럼프의 관세 외에도 다양한 위기를 겪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그 후유증이 경제에—인플레이션의 형태로—아직 남아있고,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며 발생하게 될 위기에 많은 이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고, 유럽에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최초의 전면전이 벌어져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중동에서는 테러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 중동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벌이는 군사행동을 저지하기는커녕 본토에서 스텔스 폭격기를 보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해 긴장을 더욱 키웠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2027년까지 대만을 접수할 준비를 마치겠다고 한 상황이다. 이렇게 많은 위기가 동시에 존재한다면 (이런 상황을 polycrisis라고 부른다)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경제가 불안해지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불안한 국제 정세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잘 돌아가고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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