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리허설을 하면 론 마이클스는 관객석 맨 아래에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 쇼를 지켜봐요. 그러면 특정 스케치가 시작되면 그걸 쓴 작가는 마이클스 옆 의자에 앉아서 마이클스와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게 제 스케치가 시작되었고, 저는 마이클스 옆에 앉아서 제 스케치가 완전히 망하는 걸 지켜보는 마이클스를 지켜봐야 했어요. 여기에 계신 분들 중에 자신이 쓴 스케치 코미디가 론 마이클스 앞에서 완전히 망하는 것을 보신 분이 없을 것 같으니 (청중 웃음)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여러분이 론 마이클스와 섹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론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 거예요. 오마이갓, 엄청 불쾌한 이미지..
그래서 이게 제 일상이 되었죠. 매주 같은 작업이 반복되는 거예요. 저는 SNL 쇼에서 흥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대본을 만들어내려 애를 썼고, 항상 망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대성공을 만들어내지도 못하겠는 거예요. 저는 추락하기 시작했어요. 인생에서 그 시점까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나 저의 정체성은 '웃긴 사람'이라는 거였고, 사람들을 웃길 수 있다는 거였는데, SNL쇼의 웃음 코드를 찾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대본 읽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공포에 휩싸였고, 드레스 리허설 때는 뱃속에 돌덩어리가 들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걸으면서도 길 잃은 사람처럼 혼돈스러웠고, 안갯속을 걷는 느낌이었어요.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키아누 리브스처럼 말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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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①
"연료통이 가득 차 있지 않은 사람은, 그리고 뜻하지 않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서 여분의 연료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