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후 뉴욕타임즈는 마치 비상 상황에 돌입한 듯 보였다. 미국 정치판에서 민주당이 맘다니와 같은 급진적인 진보주의 노선을 선택하는 건 큰 실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뉴욕타임즈의 성향을 잠깐 설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신문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 매체지만, 사회적 이슈에서는 매우 진보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온건하거나 중도 진보에 가깝다. 선거를 앞두고 뉴욕타임즈의 공식적인 지지(endorsement)를 얻는 정치인들은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카멀라 해리스처럼 민주당 내에서 '주류'(mainstream), '제도권'(established)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다. 버니 샌더스나 조란 맘다니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이번 뉴욕 시장 선거에서 뉴욕타임즈는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 않았지만, 이 신문을 아는 사람들은 뉴욕타임즈가 선호하는 후보는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라는 걸 안다. 그의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가 뉴욕 주지사(1983-1995)를 지내면서 진보적인 정책을 펼친 이후로 쿠오모 집안은 뉴욕타임즈의 신뢰를 얻어왔다. 앤드루의 동생 크리스 쿠오모(Chris Cuomo)가 뉴욕에서 유명한 언론인이었던 것도 주류 언론과 주류 정치 집안 사이 유대를 깊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크리스는 형 앤드루가 주지사 시절에 성추문이 일어나자, 이를 수습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2021년 12월에 CNN에서 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