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 즉 러시아가 현재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네 개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게 되고 우크라이나는 NATO, EU에 가입하지 못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실현 불가능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러시아군이 고전 중이라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싸워도 조금 전진하는 식으로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다름아닌 러시아의 용병 기업인 바그너 그룹(Wagner Group)의 운영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다. 돈바스가 그렇다는 얘기고, 헤르손이나 자포리자를 장악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한 가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경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주면 우리가 완전히 철수할 수 있다"라고 제안한다면 서방 국가 중에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내놓은 조건 한번 생각해보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나라가 없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리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네 곳을 합병하고,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들 거고, 어쩌면 몇 년 후에 다시 침공할 수 있어"라고 한다면 이는 전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서방 세계 지도자들이 받아들이기 싫은 조건이 된다. 그런 휴전을 허용하느니 그냥 우크라이나와 점령지 반군에 지원을 계속해주는 것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이를 종합해보면 러시아가 이른 시일 내에 효과적으로 전쟁 목표를 100%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