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과거의 선거와 눈에 띄게 다른 점 하나를 찾으라면 많은 공화당원이 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버리고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조지 W. 부시의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딸 리즈 체니(Liz Cheney)다. 보수 정치인으로 유명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를 시작한 리즈 체니는 공화당 원내 대표를 지냈다. 2019년 민주당이 트럼프를 탄핵했을 때는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2021년 1월 6일에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의회 습격을 주도한 것에 분노, 트럼프를 반대하는 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2021년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는 것과 무관하게 민주당 주도로 두 번째 탄핵에 들어갔을 때는 이를 지지했고, 의회 습격 사건을 조사하는 하원 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랬던 리즈 체니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다른 의원들의 반발로 원내 대표에서 물러나고, 결국 다음 선거에서 친트럼프 후보에 밀려 패배한 것은 공화당이 트럼프 개인의 정당으로 전락할 것을 보여주는 예로 자주 인용된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에 반대해서 민주당 후보 해리스를 지지하고 나선 리즈 체니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은—공화당이 트럼프의 정당이 된 지금은 비주류가 되었지만—몇 년 전만 해도 "주류 공화당원"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다. 같은 정당이라고 해도 세월이 흐르면 그 성격이 바뀌기 때문에 (공화당 출신 첫 번째 대통령은 에브러햄 링컨이었다) '주류'의 성격도 바뀌지만,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레이건-부시 공화당원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