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젠더라는 건 원래 연기(performance)"라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장을 소개했는데, 이를 두고 생물학적 성(性)이 엄연히 다른데, 그걸 어떻게 연기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페이스북 댓글로 달리는 것을 두고,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젠더(gender)라는 표현을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성(sex)을 대체해서 사용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이 둘은 다릅니다. 흔히 성염색체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성을 가리킬 때는 sex를 사용하고 (남성, 여성, 간성 등이 포함됩니다), 그런 성이 말투나 행동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표현되는 것을 gender라고 합니다. 유전자는 타고나지만, 우리가 하는 행동은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 자라면서 직접적, 간접적으로 배우고 습득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젠더는 연기'라는 보부아르의 말은 우리가 주어진 역할을 배워서 수행한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