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미래였다 ②
• 댓글 2개 보기내 말을 들은 마을회관에 있던 노인들은 당황한 듯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한 노인이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하는 빛이 있었다. "글쎄요, 그러려면 일본식 삶의 방식을 익혀야 할 텐데.. 쉽지 않을 거예요."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그 사람들은 "외지인들"이 침략하는 상황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일본 인구의 1/3이 나이 60 이상이다. 소국인 모나코를 제외하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의 인구를 가진 나라다. 그리고 출생률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2050년이 되면 지금 인구의 1/5이 사라질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민에 대한 일본인들의 적대적인 태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본 인구 중에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은 3%에 불과하다. 영국의 경우 이 비율은 15%에 달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극우주의자들은 일본을 인종적 순수성으로 사회적 화합을 유지하는 훌륭한 예라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종적으로 순수하지 않다. 홋카이도에는 아이누인들이, 남쪽에는 오키나와인들이 있고, 한국계도 약 50만 명이 살고 있으며, 중국계는 1백만에 가깝다. 게다가 부모 중 하나가 외국인인 아이들도 있다. 내 아이들도 거기에 포함된다.
일본에서는 이런 이중문화(bi-cultural) 아이들을 "하푸(half, 절반)"이라고 부른다. 경멸적인 표현이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들 하푸에는 유명인, 스포츠 스타들도 있고, 오사카 나오미도 그중 하나다. 대중문화는 그들을 "더 아름답고 재능 있는" 사람들로 우상화하지만, 우상화하는 것과 받아들여지는 것은 다르다. 출생률이 떨어지는 나라가 이민을 거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연구하고 싶다면 일본부터 살펴보는 게 좋다.
일본의 실질 임금은 지난 30년 동안 늘지 않았다. 한국과 대만의 임금은 일본을 따라잡았거나 추월한 상태다. 하지만 변화는 요원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누가 권력을 가졌는지를 결정하는 경직된 위계질서 때문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
한 저명한 학자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일본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해서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1868년에 자신들의 칼을 포기하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양복을 입고, 가스미가세키(霞が関, 도쿄 중심부에 있는 관청가)에 입성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지금도 그곳에 있습니다."
중국이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본 개혁주의자들은 일본도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을 두려워했고, 1868년에 도쿠가와 막부의 군사 독재를 뒤엎고 일본을 고속 산업화의 길로 이끌었다.
메이지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혁명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프랑스 혁명과는 달리 엘리트 계급의 반란이었다. 일본의 유명한 가문들은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 패한 후에도 살아남았다. 압도적으로 남성 중심의 이 지배 계급은 민족주의, 그리고 일본은 특별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 사람들은 일본이 전쟁에서 침략자가 아닌 피해자였다고 믿는다.
가령 얼마 전 유세 중에 살해당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버지 아베 신타로는 외무장관이었고, 외할아버지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다. 기시 총리는 2차 대전 당시 군사 정권의 일원이었고, 전범 용의자로 미군에 체포되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처형을 면했을 뿐 아니라 1950년대 중반에는 자민당을 설립하는 데 참여했다. 자민당은 그 이후로 지금껏 일본을 지배해 왔다.
어떤 이들은 일본이 일당제 국가(one-party state)라고 농담한다. 물론 일본은 일당제 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일본이 왜 엘리트 계급이 주도하는 정당, 미국이 강요한 평화주의를 폐기하고 싶어 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일본인의 생활 수준을 향상하는 데 실패한 정당을 계속해서 선출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최근 한 선거일에 도쿄 북쪽으로 차를 몰고 두 시간을 가서 산 사이 좁은 땅에 위치한 마을에 갔다. 자민당 우세 지역인 이 지역의 경제는 시멘트 생산과 수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나는 그 마을에서 투표소로 걸어가는 노부부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내게 "우리는 자민당을 찍을 겁니다. 자민당을 믿거든요. 자민당이 우리를 돌봐줄 겁니다"라고 말했고, 아내는 "저도 남편의 말에 동의해요"라고 했다. 그 부부는 계곡 건너편에 있는 터널과 다리를 가리켰다. 그들은 최근 완공된 그 터널과 다리가 주말마다 도쿄에서 더 많은 관광객을 데려오길 희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민당의 지지기반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일본의 해안선이 테트라포드(tetrapods)로, 강변이 회색 콘크리트로 뒤덮인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선심정치 때문이다. 이렇게 콘크리트를 꾸준히 퍼붓는 게 선거 승리에 필수적이다.
인구 통계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농촌의 단단한 지지기반은 자민당에 아주 중요하다.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기 때문에 자민당 우세지역은 줄어들었어야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이 든 농촌 유권자들의 표가 더 큰 힘을 가진다는 의미이니 이건 자민당이 원하는 바다.
이런 나이 든 세대가 사라지면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내게는 앞으로 일본이 더 진보적이거나 개방적인 사회가 된다는 확신이 없다. 젊은 일본인들은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또한 그들이 외국어를 말하거나 해외에서 공부할 가능성은 자기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적다. 일본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하고, 여성 의원의 수는 전체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
나는 도쿄 최초의 여성 도지사가 된 고이케 유리코를 인터뷰하면서 젠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에 관해 물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의 두 딸아이가 곧 대학을 졸업합니다. 일본 국적을 갖고 있고,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하죠. 뭐라고 설득해야 그 아이들이 일본에 남아서 커리어를 쌓을까요?"
고이케 도지사는 "제가 여기에서 성공했으면 그 아이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할 수 있는 말이 그게 전부인가요?'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미래
이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엄청난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종종 나를 화나게 하는 일본을 그리워하게 될 거다.
나는 도쿄를 떠날 날을 며칠 앞두고 몇몇 친구들과 함께 연말 거리 시장에 갔다. 한 노점에서 오래되고 아름다운 목공 도구들이 들어 있는 상자를 뒤지고 있는 동안 비단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은 젊은 여성들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오 무렵 우리는 작은 식당에 끼어 앉아 고등어구이와 회, 미소 된장국이 포함된 "점심 세트"를 주문했다. 이 음식, 포근한 분위기, 우리에게 호들갑을 떠는 노부부...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익숙하고, 너무나 편안했다.
이곳에서 10년을 보낸 나는 일본이 가진 방식에 익숙해졌고, 일본의 이런 방식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미래가 걱정스럽다. 그리고 일본의 미래는 다른 모든 나라에 교훈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일본의 나이 든 농부들은 똑똑한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일본 국토의 상당 부분이 야생의 자연으로 되돌아갈지 모른다.
일본은 중요하지 않고 별 의미없는 나라로 서서히 변해갈까, 아니면 스스로를 재창조할까? 내 머리로는 일본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을 이렇게 특별한 나라로 만들어준 것들이 변화와 함께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japan_walker_ Shinjuku Golden Gai / 新宿ゴールデン街 It was a lot of fun to walk in a unique atmosphere like another world 🥰🚶🏻♂️🍺 Please Subscribe 👉 My YouTube channel Please follow 👉@japan_walker_ Please share 👉#japan_walker_ #shinjuku #shinjukutokyo #shinjukugoldengai #tokyo #tokyotokyo #tokyojapan #tokyotrip #tokyotravel #tokyostreet #tokyostreetstyle #tokyostreets #tokyolife #新宿 #新宿居酒屋 #新宿ゴールデン街 #izakaya #居酒屋 #japan #japantravel #japantrip #anime #animejapan #japananime #japantourism #japantour #japangram #japan🇯🇵 #japanese #japannight ♬ オリジナル楽曲 - @japan_walker_
(BBC의 루퍼트 윙필드 헤이즈 특파원이 쓴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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