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국의 공영라디오 방송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듣지만, 미국에 오자마자 듣기 시작했던 건 아니다. 처음 2, 3년 동안에는 그런 라디오 방송국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토요일 오후, 차를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켰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서 방송국 주파수를 확인해서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오터레터에서 종종 소개하는) This American Life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후로 나는 서서히 공영라디오의 팬이 되었다. This American Life 시간이 되기를 기다려 듣고, Wait, Wait, Don't Tell Me라는 퀴즈를 알게 되고, Car Talk에서 자동차에 대해 배웠고, Prairie Home Companion을 들으며 배꼽을 잡았고, Fresh Air를 통해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중에는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프로그램도 있고 (지역마다 다르기도 하고, 진행자가 세상을 떠나 종료된 프로그램도 있다) 새롭게 생겨나서 듣게 된 프로그램도 많다. 하지만 나를 공영라디오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펜실베이니아의 한 대학 도시에서 어느 토요일 오후에 들었던 This American Life라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후, 내가 그날 오후에 들었던 그 이야기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다. 그즈음에는 언론사의 웹사이트와 데이터베이스도 잘 갖춰졌고, 구글 검색의 성능도 좋아져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조너선 골드스틴(Jonathan Goldstein)이라는 작가의 'Adam and Eve (아담과 이브)'라는 글이었다. 원래 'Ladies and Gentlemen, The Bible! (신사, 숙녀 여러분, 성경을 소개합니다!)'라는 책의 첫 챕터를 방송에서 소개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