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Jane Goodall)이 세상을 떠났다. 91세의 나이에 강연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던 중이었다.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였기 때문에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지만, 개인적으로 제인 구달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1987년 미국 신문에 실린 유명한 카툰이다.

개리 라슨(Gary Larson)이라는 유명 만화가의 Far Side라는 한 컷짜리 만화 시리즈는 엉뚱한 상상력으로 유명한데, 가끔 도발적인 내용으로 농담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시험하는,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1987년 8월 27일, 이 만화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

부부로 보이는 침팬지 두 마리가 나무 위에 있는데, 뒤에 있는 침팬지(아내)가 남편의 털을 골라주다가(grooming) 금발의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한다. "이것 봐라, 또 금발이 있네... 제인 구달 그년이랑 해야 할 '연구'가 더 있어?" 당시 제인 구달은 이미 침팬지 연구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였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젊은 시절 금발의 미인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연구 대상이 된 침팬지의 짝이 질투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