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길머가 기자와 함께 만난 빈스 길머는 간단히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온갖 상호모순이 한 사람 안에 들어 있었다. 대화하다 보면 완전히 정상인 것처럼 보였고, 상대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그럴 때 하는 말은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가령, 아내와 이혼하게 된 사연이 그렇다. 사람들은 그가 아무런 이유 없이 아내를 떠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빈스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에는 다른 모든 부부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었고, 결국 해결하지 못해 헤어지게 된 것뿐이었다. 나중에 기자가 캐런에게 확인해 봐도 빈스의 설명은 사실이었다.
빈스는 그렇게 완전히 정상적으로 대화하다가 갑자기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쉬운 단어도 잊었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을 이상하게 찡그리기도 했는데, 그런 표정은 그가 하는 말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 집게손가락으로 갑자기 턱이나 이마를 만지기도 했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방의 천장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AC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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